10년만의 귀향 ― 강릉 선교장 국학자료 고향에 돌아오다

유서깊은 강릉 선교장(장주: 이강륭)의 국학자료(기록유산)가 고향으로 돌아왔다. 선교장과 율곡연구원(원장: 박원재)은 선교장의 국학자료를 최근 완공한 율곡연구원 수장고로 이관하여 보존하기로 하였다. 선교장의 국학자료는 그동안 지역에 관련 보존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아 2013년부터 경기 성남에 있는 한국학중앙연구원에 위탁 보관되어 있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율곡연구원으로 자료를 이송하는 작업은 검수와 개별 포장 등의 과정을 포함하여 6월 12일(월)부터 14일(수)까지 3일간 진행되었다.

선교장의 국학자료는 질과 양 모두에서 여타 지역 어느 문중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컬렉션을 자랑한다. 모두 4,300여점에 이르는 자료는 고서 2,500여점과 고문서 1,800여점으로 크게 구성되어 있다. 이 중 고서는 경(유교경전)·사(역사서)·자(제자백가서)·집(개인 문집)이 고루 망라되어 있고, 의학서와 천문서, 지리서 등의 실용서 그리고 중국에서 간행된 거질의 전집류도 즐비하여 현존하는 조선시대 최고의 사대부가인 선교장의 문화적 위용을 보여준다. 고문서 또한 선교장의 위상을 보여주는 교지와 시권에서부터 가문의 경제적 성장 과정을 보여주는 각종 소지와 명문류 그리고 경향 각지에서 선교장에 들렀던 유명 인사들의 인적 교류 상황을 보여주는 간찰 등이 망라되어 있다. 이 때문에 선교장 국학자료는 단순히 지역사 연구 자료에만 머물지 않고, 자료가 생성된 조선후기의 사회상을 연구하는 데에도 중요한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

그동안 강원권은 다른 권역에 비해서 민간 소장 국학자료의 조사·정리 작업이 활성화되지 못하여 사각지대에 놓인 자료들이 아주 많았다. 그러다가 율곡연구원이 2020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으로 강원국학진흥사업을 수행하기 시작한 것을 계기로 지역의 국학자료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정리가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이번 선교장 국학자료가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 것도 바로 강원국학진흥사업의 성과이다. 이 점에서 선교장 국학자료의 귀향은 현재 타지역에 소장되어 있는 강원권 국학자료의 귀향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율곡연구원은 수장고 설비가 완공됨에 따라 6월 23일 수장고 완공식과 이를 기념하는 국학자료 특별전을 개최한다.